로컬열차로 가는 일본 여행 (협곡, 바다, 온천)

로컬 열차

 

일본 여행에서 빠른 이동을 원한다면 신칸센이 유리하지만, 진짜 일본을 느끼고 싶다면 지역을 천천히 누비는 ‘로컬열차 여행’이 가장 좋습니다. 일본 곳곳에는 관광객보다는 지역민과 자연에 가까운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느린 철도 노선이 존재하며, 아름다운 풍경과 편안한 좌석, 지역 특색을 반영한 음식 등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합니다. 이 글에서는 일본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로컬열차 코스를 세 가지 소개하고, 각각의 요금 정보까지 정리해 드립니다.

로컬열차로 가는 구로베 협곡 철도 – 절경 속을 달리는 느린 여정 

구로베 협곡 철도(黒部峡谷鉄道)는 도야마현 우나즈키 온천에서 출발해 일본의 웅장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로컬 관광열차입니다. 원래는 다테야마 댐 건설을 위한 자재 운반용 철도였지만, 현재는 협곡 사이를 달리는 관광 열차로 탈바꿈하여 매년 수많은 여행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열차는 강을 따라 이어진 협곡 사이를 천천히 달리며, 벚꽃이 흐드러진 봄과 단풍이 짙어지는 가을철에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노선은 약 20.1km로 구성되며, 편도 운행 시간은 약 80분입니다. 열차는 기본형, 리클라이닝 시트형, 오픈형(창문 없음) 등 다양한 좌석 옵션이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탑승 자체가 하나의 힐링 코스로 작용합니다. 중간 정차역인 ‘가네츠리’나 ‘구로베호’에서는 하차해 온천욕이나 산책을 즐길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자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요금 안내:

- 기본형 일반 편도: 성인 약 2,060엔 (2025년 기준)
- 왕복: 약 4,120엔
- 오픈형 차량 및 리클라이닝 좌석은 추가 요금 발생 (300~500엔 추가)
- 탑승역: 우나즈키 온천역
- 운행 기간: 매년 4월~11월 말 (겨울철 운휴)

이세 시마 라이너 – 전통과 바다의 공존, 미에현 여행 

이세 시마 라이너(伊勢志摩ライナー)는 긴키 닛폰 철도(킨테츠)에서 운영하는 특급 로컬열차로, 오사카 난바 또는 나고야에서 이세 신궁과 시마 지역까지 이어주는 주요 노선입니다. 특히 일본 신토의 본산이라 불리는 이세 신궁을 방문하려는 이들에게 널리 이용되며, 해산물, 바닷가 마을,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미에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이 열차는 최신식 파노라마 창문과 넓은 좌석, 프리미엄 시트 옵션까지 갖추고 있어,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평가받습니다. 중간에 ‘우지야마다역’이나 ‘토바역’에서 하차하면 전통 거리 산책, 진주 양식장 견학, 바다 전망 료칸 체험까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 로컬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는 여행자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요금 안내:

- 나고야~우지야 마다(이세): 약 2,850엔 (특급요금 포함, 지정석 기준)
- 오사카 난바~이세: 약 3,670엔
- 프리미엄 시트 추가 시: 약 400~800엔 추가
- 탑승역: 나고야역 또는 오사카 난바역
- 운행 간격: 30분~1시간 간격, 하루 수십 편 운행

유후인노모리 호 – 규슈의 온천과 자연을 잇는 명품 노선 

JR 규슈가 운영하는 ‘유후인노모리 호(ゆふいんの森)’는 후쿠오카의 하카타역에서 출발해 인기 온천 마을인 유후인과 벳푸를 연결하는 관광 특급 열차입니다. 이름처럼 초록의 자연을 뚫고 달리는 콘셉트로 제작되어 외관은 클래식한 녹색 도장, 내부는 우든 인테리어로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여유로운 좌석 간격과 커다란 창문, 카페 차량이 마련되어 있어 단순한 이동을 넘어 힐링 그 자체의 여정이 됩니다. 유후인노모리 호는 열차 내에서 도시락, 지역 디저트, 드립커피 등을 판매하며, 좌석마다 테이블과 리클라이닝 기능이 있어 2시간 넘는 여정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목적지인 유후인은 갤러리, 카페, 전통 료칸, 노천온천 등 볼거리와 쉴 거리가 가득한 마을로, 여성 여행자나 커플 여행에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요금 안내:

- 하카타~유후인: 약 4,980엔 (자유석 기준)
- 지정석: 약 5,400엔
- 프리미엄 좌석: 5,900엔 내외
- 탑승역: 하카타역
- 운행 시간: 약 2시간 10분, 하루 2~3회 운행
- JR 큐슈 레일패스 사용 가능

 

일본 로컬열차 여행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풍경을 즐기고, 문화를 체험하며, 여행의 감성을 충전하는 여정입니다. 구로베 협곡 철도의 자연, 이세 시마 라이너의 전통과 바다, 유후인노모리 호의 온천과 치유의 분위기까지. 각각의 열차는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요금도 비교적 합리적이기에 여행자 입장에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다음 일본 여행에서는 빠른 길보다 느린 철로 위의 여정을 계획해 보세요. 그 속에서 진짜 일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